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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고찰(1)- 마리아쥬프레르

 

홍차고찰(1)- 마리아쥬 프레르

 

 

 

<마리아쥬 프레르 마르코폴로, 타이머는 로네펠트, 잔은 웨지우드 플로렌틴 시리즈>

 

우리나라는 유럽에 대한 동경 같은 것이 있겠지만 식문화를 보면 유럽보다는 미국에 가깝다. 이는 특히 차에 대한 접근을 보면 이해가 쉽다. 차나 음료, 주류 등을 보면 대체로 미국은 그것들 자체에 대한 고유한 맛을 즐기는 편이다. 가령 커피의 경우 산미, 구미, 바디감, 로스터 등 커피 한 잔이 나오기까지 무척이나 복잡한 공정을 거치는 반면 그와 페어링되는 음식은 다양하지 않다. 오히려 베이커리에서 파는 커피는 '목에 넘기기용'이라는 핀잔을 사기도 한다.(최근에는 판도가 크게 바뀌었지만) 반면, 유럽은 음식과의 궁합이 무척 중요하다. 와인을 보면 무슨 해산물, 파스타, 스테이크, 연어 등 페어링 해야할 음식이 아주 구체적으로 서술되어 있다. 그렇지만 음료를 단독으로 즐기기에는 너무 쓰거나 시거나 부족한 편이다.

 

이에 대해 국가 특유의 패러다임과 긴밀하게 엮여 있다는 주장이 있다. 개인의 자유나 존중을 중요시하는 유럽에선(특히 프랑스가) 무엇을 먹을 때 한상 푸짐하게 차려놓고 먹는 반면, 연합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개인보다는 전체주의에 패러다임을 둔 미국에서는 그와 반대되는 차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셈. 따라서 우리나라의 역사를 들여다 보면 유럽보다는 미국과 가깝기 때문에 십여만원 의 자잘한 다구를 산다기 보다는 몇 천만원 짜리 머신을 들여두는 편이 카페 운영에서 더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매우 심도 있는 홍차 클래스가 존재하고 있으며, 커피보다는 아니겠지만 대중들 역시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다.

 

전반적인 내용을 조략하게나마 이야기해봤지만, 유럽의 홍차라고 해도 저마다 특색이 짙기 때문에 일괄로 묶어두기는 어려운 편이다. 이 역시 각 나라 마다의 고유한 역사나 문화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본다. 프랑스 홍차는 향이 화려한 편이며, 가향차가 상당한 인정을 받고 있는 반면, 영국은 지역, 농장 등까지 파악하는 섬세함을 가지고 있다. 독일은 음..제조업의 국가답게 제조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여기서도 브랜드 별로 농장과의 거래가 다르고 역사가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어둔다는 것이 어렵다. 그래서 오늘은 프랑스 홍차의 1세대 마리아쥬 프레르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서론을 끌어오는데 참 오래도 걸렸다)

 

 

#마리아쥬 프레르

마리아쥬 프레르는 프랑스에 홍차를 소개한 1세대 티브랜드이다. 그래서 당당하게 틴에 그 역사를 새기는 셈인데, 프랑스의 홍차답게 대표되는 홍차는 <마르코 폴로>, <웨딩 임페리얼>이 있다. 캬라멜 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며, 바디감이 꽤 있는 편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정작 마셔보니 오히려 조금 가벼운 맛이다. 추출에 문제가 있었던 건지, 아니면 묵직하다는 기대감이 너무 컸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큼 달콤한 향을 가진 블랜딩 덕분에 오늘날 전 세계의 여성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차이다.

 

#티백

마리아쥬 프레르 티백의 특징은 풀리기 쉬운 묶음에 있다. 그래서 언제든 티백을 풀어서 잎차 처럼 마실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티백의 강점은 추출할 때 망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적절한 용량, 가향차의 경우 꽃이나 과일의 비중이 적절하게 들어가 있기 때문에 잎에 비해서 균일한 맛을 낼 수 있는데, 다만 홍차가 자유롭게 점핑(열의 대류현상에 의한 잎의 움직임)하지 못해 침출에 불편이 있다.(=찻잎이 우러나는 게 영 신통치 않다) 마리아쥬 프레르의 경우 티백을 사면 실을 풀면 된다. 그럼 적절한 비율과 중량을 통해 티백이 낼 수 있는 가장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다.

 

#페어링

대표 홍차인 웨딩임페리얼과 마르코 폴로의 경우 캬라멜이라도 베문 듯한 단 향이 특징이기 때문에 특별히 페어링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썩 좋은 차이다. 하지만 궁합을 맞추고자 한다면 시트러스한 풍미의 스위츠나 과일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초콜렛이나 마카롱과는 오히려 궁합이 잘 맞지 않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