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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햏햏리스트/은평구

은평구스페셜티 황작가커피

은평구 스페셜티 황작가 커피

 

 

 

고가의 머신들이 모인 이곳

지난 2월 은평구 응암역, 이마트 뒷편에 새로운 카페가 이 동네에서는 연일 화제에 오르고있다.(물론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에 한에서) 가장 큰 이유는 엄청난 머신들을 사용하기 때문인데, 그 머신이 무려 슬레이어 3그룹, 멧퍼거 그라인더라는 말코닉 ek43, 말코닉 트윈모델인 k30, 디팅 등 호사스러운 머신들이 바를 장식하고 있기 때문. 이러한 구성은 홍대나 강남에서도 보기 어렵다. 그러니 응암동에 오른 이 황작가커피라는 곳이 더 주목을 받는 이유이다.

 

제목에는 스페셜티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사실 스페셜티라는 명칭에는 모호한 구석이 있다. 스페셜티에 대한 척도가 없음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에는 더욱이 업계에 '라인을 타는' 모양새가 있다. 즉 사실 어느 업계 출신이냐가 스페셜티의 척도가 되는 왜곡된 현상이 있을 정도이다. 물론 사사 받았다는 것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이 좁은 나라에서 커피업계조차 학연이나 지연이 크게 지배받는 것이 새삼 씁쓸할 따름이다.

 

 

 

균일한 밸런스, 그러나...

황작가커피의 커피는 무엇 하나 도드라지는 커피는 아니다. 산미가 유별난 것은 아니며 그렇다고 묵직한 바디감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쓰지도 않고 상큼하지도 개운한 편도 아니다. 그만큼 밸런스를 잘 구축하고 있다. 다만 어쩐 이유에서인지 에스프레소의 메뉴가 없다. 유추해볼 수 있는 것은 에스프레소 추출 시 맛에 문제가 있다거나 머신의 문제가 있다거나(또는 사용상의 문제) 또는 콩의 로스팅 정도의 문제로 그 문제를 솎아낼 수 있겠다. 현재 가오픈 중이지만 커피를 파는 곳이니 만큼 에스프레소가 메뉴에 하루 빨리 메뉴에 오르길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한 가지 더 아쉬운 점을 꼽자면 컵은 굳이 저런 컵을 사용했어야 했는가 하는 점이다. 물론 도자기재질의 컵은 맛에 변질을 일으키지는 않으나,(오히려 재질면에서는 훌륭한 편이다) 조금 산만한 디자인이 카페를 찾는 손님들에게 조금 아쉬운 감을 주는 것 같다. 허브 앤 스파이시..음.. 그리고 조금 더 무거운 컵으로 그립감이 있었다면 화룡점정이 될 수도 있겠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신다는 것은 단순히 커피 맛이나 향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단적인 예로 헬카페를 들면 그곳은 오감을 자극하는 곳이라고 볼 수 있는데, 고가의 잔, 꽃, 살벌한 음향시스템, 테이블, 체어 등 뭐하나 빠지는 모양새가 없다. 미각, 후각, 청각, 촉각 등을 다 고려했다고 본다. 이러한 이유로 얼마 전 수요미식회에까지 등장했는데, 카페와 커피집은 다르다는 모종의 은연이랄까. 결국 손님이 잔 하나를 들고 목으로 넘어가기까지 이 모든 상황을 고려한다면 우선 컵부터 바꾸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