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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햏햏리스트/은평구

은평구 역촌동 부띠크 카페 at61

 

은평구 역촌동 부띠크 카페 at61

 

얼마 전 커피와 관련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기사의 요는 <해마다 상승해가는 커피 수요량>에 대해서였다. 요즘 처럼 카페지나 카페가 나온다는 대카페시대를 맞아 좋은 카페를 찾는 일은 사실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드라마 <커피프린스>의 영향 탓에 갑작스런 커피 붐은 '그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는 많은 사람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커피바람은 8년 차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게다가 전성기가 그저 유지하고 있는 정도가 아니라, 리브레나 모모스 등의 스페셜 티를 지향하는 업체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이에 소비자들의 눈도 무척이나 높아지고 있다는 점, 이에 머신이나 빈들의 유통업체들도 치밀한 구성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 외국의 유명 스페셜티 업체들이 국내 시장을 눈여겨 보고 있다는 점들을 미루어볼 때 국내 커피시장은 여전히 낙관적이라고 판단된다.

 

아무튼 이러이러한 전망에도 불구하고 서울근교 또는 시내를 벗어난 곳의 카페 분위기는 여전히 암울하다. 내로라하는 카페는  홍대, 이태원, 강남을 기점으로 그 근교에나 몰려있을 정도. 묘한 점은 건물주에게 차이고 데였던 업소들도 미련을 못버리고 근교라도 어떻게 구해보려고 노력하려는 점이다.(그리고 또 차이고, 데이고..딱한 업소들) 확실히 목 좋은 땅이 무시할 수 없는 모양이다. 따라서 소위 '노른자땅'을 벗어난 '흰자땅'은 몹시도 척박할 수밖에 없다.

 

은평구는 흰자 중에서도 천사 마냥 아주 얇고 새하얀 흰자를 자랑한다. 연말 연시는 이 동네에서는 다른 이야기일 뿐, 고즈넉한 성탄절이나 연시를 맞이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반면 업주들에게는 맹위를 떨치는 바깥 추위와 함께 무척이나 썰렁한 한 해의 마무리이다.

 

 

 

 

#역촌동 카페 at61

나는 2년 전 은평구를 떠났기 때문에 사실 이곳을 찾아오는 날은 기껏해야 교회를 가는 날인 주말 또는 그 중 하루일 뿐이므로 이제는 은평구에 척박한 땅을 아쉬워하는 횟수도 그만큼 줄었다. 그러다가 한 번은 페이스북 페이지 중 스페셜 티와 관련된 모 페이지 에서 역촌동의 어느 카페를 소개한 것을 보았다. 내 천성이 의심이 많은 성격 때문인지 첫인상에서는 조금 의심이 들었다. 커피 페이지에서 소개한 카페가 정작 커피에 대한 내용은 적었고, 정식 오픈 전부터 특정 카페를 알고 있었다는 등 은평구 사람도 잘 모르는 정보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일종의 광고였다거나 또는 서로 아는 사이가 아니었을까 생각했다.(이 점은 여전히 알지 못하나 사실 문제가 되는 점은 하나도 없다.)

 

의심이 많았다고는 하나 사실 내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었다. 내가 다니는 교회 근처에는 이렇다할 카페가 없었고, 그나마 가볼법 한 곳은 스타벅스 정도였는데 (거기에 가면 나는 늘 티백홍차를 주문하곤 했다. 티백을 주문한 이유는 대략 <1. 커피가 혀를 마비시킬 만큼 쓰기 때문  2. 단 음료는 너무 달기 때문  3. 스벅의 티백브랜드는 TAZO이기 때문>으로 추려볼 수 있겠다.) 괜찮은 카페일 것 같기도 하고, 위치상으로는 스타벅스보다 더 가깝기 때문이었다.

 

 

#부띠끄 카페라고 정의한다면 괜찮을까

at61은 로켓 리네아 프로페셔널을 사용하고 있었다. 최근 로켓을 사용하는 카페들이 많아졌는데 이는 하이엔드머신에 대한 회의나 가격부담 등 때문이다. 페마나 로켓 같은 머신들이 차선책으로는 좋은 성능(듀얼보일러, 고장문제 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본금이 크지 않은 카페들이 많이 사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따금씩은 라마르조꼬 보다 차선책으로 사용되는 머신을 보면 더 신용이 가기도 한다. 그만큼 머신의 차선책을 결정할 때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주-리브레 영등포점도 페마를 사용했다)

 

이처럼 카페에 대한 첫인상은 머신으로 결정됐고,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주문할 때에는 무슨 콩을 쓰는지 물어보곤 했다. at61은 대구의 <이재명커피>라는 곳에서 로스팅된 빈을 받아서 사용하고 있었다. 나는 업자가 아니니 업체에 대해서 소상히 알 수는 없으나 이 질문을 하는 이유에는 어느 곳에서 사용하느냐, 라는 단편적인 대답말고 여러가지를 유추해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직원이 빈의 출처를 정확히 알고 있는지(모르는 경우가 자못 많다), 빈에 대한 정보(로스터가 로스팅을 한 것인지 아닌지, 모르는 업체의 경우 이후 정보를 찾아볼 수도 있겠다) 등이 있겠다.

 

하지만 커피보다는 스위츠 류의 위주라는 분위기였다. 파운드케이크나 마카롱, 타르트 등 완성도가 높고 품목이 적어, 특정한 스위츠에 집중하는 전문적인 이미지였다는 점, 다양한 티(TEA)가 구비되어 있었다는 점, 또 티에 대한 지식이 무척 해박하다는 점 등 때문이었다. 스위츠를 파는 카페의 커피는 가급적 산미를 죽여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인데, 이는 스위츠의 단맛을 극대화 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커피보다는 홍차가 궁합이 잘 맞고 그것이 유로 풍이 아닐까 생각한다. at61또한 그러하다. 스위츠카페라는 점에서는 멋진 곳이지만 산미를 생각하고 찾아간다면 조금 섭섭할 수도. 그렇다고 스위츠카페라고 부르기에는 커피나 차의 퀄리티는 좋은 편이다. (게다가 커피는 2,500원이던데...) 부티크카페라고 부르면 좋을 것 같다.

 

 

at61

주소: 역촌동 신한은행 사거리에서 불광동 방면으로 50m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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