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햏햏리스트

카페에 관한 고찰

카페에 관한 고찰





오래 전에 커피와 관련된 드라마가 방영했던 적이 있었다. 커피를 파는 곳이 하염없이 늘어나기 시작했던 것은 그 때부터였던 것 같다. 종래에 어느 동네에 가도 있다는 곳이 병원이나 교회였다면 이제는 하나가 더 생긴 셈이다. 병원, 교회, 카페. 병원은 없어도 교회나 카페는 있을 정도로 오늘날 카페는 요지경 세상이 되었다.


맛집들을 모아 하는 모 방송에서 한 번은 제주의 커피집을 소개했던 적이 있다. 그 이후로 그 카페는 한 시간은 줄을 서야 마실 수 있다고 전해듣게 됐다. 어느 카페인가 궁금해 인터넷으로 둘러보았는데, 겉으로 볼 때, 그곳은 제주의 기똥찬 풍광 외에 그렇게 매력적이다 싶을 만한 카페는 아니었다. 손수 브루잉으로 커피는 내리며, 더치를 곁들어 파는 곳이었다. 브루잉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라면 중요한 것은 그라인더와 콩, 아쉽겠지만 그것을 내리는 사람의 손은 차선이다. 콩은 내가 잘 모르겠으니 넘겨짚고서라도 그 곳의 그라인더나 정수 등으로 미루어 보면 줄을 서서 기다릴만한 곳은 아니었다. 물론 그곳의 티라미수라거나 고생고생하며 기다린 보람과 미각의 화학적인 반응을 생각해본다면 물론 어찌될지 모르는 일이긴 하다. 


카페가 넘쳐나는 세상인데, 이 처럼 잘 나가는 카페는 따로 있다. 그러나 방송물을 타는 것은 일종의 소나기가 오는 것 뿐이지 지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카페가 지속성을 가지고 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커피가 맛이 있어야 한다.


내가 일하는 이곳 서초동에서도 건물 마다 카페가 있으며, 어떤 곳은 한 층에 카페가 세 곳이 들어선 건물도 있다. 그러나 맛있는 커피는 양재 방향으로 넘어가야 한다거나 서래마을, 또는 반포 쪽으로 넘어가야 한다. 카페가 많아서 카페가 성공하기 어렵다고는 하나 이런 점을 보면 아직 우리나라는 여전히 카페도상국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