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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고찰- 테라로사 10월 킹콩

커피고찰- 테라로사 10월 킹콩

 

 

 

 

테라로사에서는 킹콩이라는 커피 상품이 있다. 대량으로 로스팅을 하는 것인지 500그람이 넘어가는 용량의 커피를 저렴한 값에 파는 것이다. 킹콩은 매 달 새로운 콩으로 찾아오기 때문에 디씨인사이드 차음갤(차 음료 갤러리)에서 그 인기가 상당히 높다. 다만 다량으로 하는 로스팅이기 때문에(또 저렴하고) 상대적으로 퀄리티가 낮다는 지적이 있기도 하다. 하기사 뭐든지 제 값을 주고 먹는 것이 좋은 것. 저렴하게 샀다면 어느 정도는 감수하고 들어갈 일이다.

 

이따금씩 킹콩이 주목받는 이유는 COE가 상품으로 올라오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삼만원 돈으로 500그람의 COE를 구할 수 있는 킹콩의 가성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난 10월의 킹콩이 그랬는데, 엘살바도르에서 9위에 입상한 벨라비스타 농장의 테라로사 커피의 소감을 조략하게나마 알아보고자 한다.

 

#준수한 로스팅

필자 입장에서 가성비 타입의 커피를 구입했을 때 가장 걱정이 되는 부분은 로스팅이다. 어마어마한 양의 콩을 익히다 보면 모르긴 몰라도 정교함이 떨어질 것이고 오차율도 무척 높을 것이다. 박리다매식의 원두는 특히나 스태프들이 일일이 콩을 감수하기가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품질관리가 못미더운 측면이 있다. 물론 테라로사에 대한 시스템을 잘 모르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구조적 측면에서 완성도가 높은 콩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을 수도 있다.

 

색으로 보았을 땐 중배전 안팎이었다. 프렌치 프레소로 커피를 내렸는데 준수한 맛이었다. 물의 양이 적을 땐 적절한 산미가, 물을 다소 많을 땐 마일드하고 단맛이 올라왔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킹콩은 다소 오차율이 있겠다고 생각이 들기 때문에, 킹콩을 고를 땐 어느 정도의 뽑기 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잘못 뽑아서 나 역시 피해를 입었던 바, 맛이 좀 이상하다고 해서 나쁘다고 말하지도, 맛이 좋다고 해서 적극 권장하지도 말 일이다. 매사 장단점이 있는 법이니까.

 

#싼 게 비지떡

로스팅 공정이야 내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킹콩의 포장상태나 직원들의 응대태도 등을 생각해보면 킹콩이 저렴하다고 대충 판매하는 건 아니다. 공기하나 빠져나가지 않도록 단단히 동여맨 커피팩, 그리고 팩의 디자인 등. 특히 매장에서 콩을 갈아달라고 하면 어떻게 먹고 어떻게 보관해라 일일이 설명해주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이러한 사소한 말들이 손님들에겐 큰 영양이 되는 거라고 생각했다. 진상 손님이 많다고는 하지만 웃는 얼굴에 침 못뱉는 법이다. 뭐, 커피맛이랑 무관한 말이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