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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2014.12.01




어느새 2014년의 마지막 달이 왔다. 그러나 '마지막'의 어감이 주는 아련한 낭만과는 달리 기상청에서 전하는 12월은 냉랭하기만 했다. 영하를 웃도는 갑작스러운 강추위, 전국의 산발적인 눈, 남부지방에서는 십센티가 넘는 눈이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나는 옷을 겹겹이 입어 추운 새벽길에 대비코자 했다.

하지만 첫새벽은 생각보다 포근했다.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깜깜한 새벽가운데 가로등이 줄지어 길을 밝혀주면서 나는 그 거리를 지나갔다. 비닐 하우스들을 지나갈 무렵, 어둠 속에서 개 한 마리가 엉덩이를 깔고 앉아 뒷다리로 저 뺨을 긁어댔다. 앞서 영하라는 수치화된 겨울날씨에 잔뜩 긴장했지만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각은 시각, 피부, 호흡, 빛, 감정, 선 등 여러가지가 있었기 때문에 예보처럼 그리 춥지만은 않았다.



곧이어 기상청의 예보대로 눈이 내렸다. 12월 1일 마지막 달에 내리는 첫 눈이라니. 세상사 끄트머리엔 다시 새로운 시작이 기다리고 있음을 지금 내리는 눈은 알고 있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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